한미관계의 미래
한국능률협회 연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
그랜드 하얏트 호텔, 서울— 2006년 7월 5일
안녕하십니까. 오늘 아침 여기서 강연할 수 있도록 초청해주신 한국능률협회 송인상 회장님께 감사드리며, 따뜻한 소개 말씀을 해주신 박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귀빈 여러분을 모시고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동맹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후 강조하겠지만, 양국 관계는 상호 방위 조약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미관계는 다양한 방면에 걸쳐 있으며 이는 양국 사회의 역동성 뿐만 아니라 지역과 세계의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하고자 지속적으로 개선, 발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와 같은 정부 관료들은 양국 관계에 대해 더욱 넓은 시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의 고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몇몇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난 5월 이태식 주미한국대사와 함께 미국을 순회하였습니다. 이대사님과 저는 로스엔젤레스부터 서부의 시애틀, 중부의 미니애폴리스, 캔자스 시티, 세인트루이스, 디트로이트, 그리고 제 고향인 동부의 보스톤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의 7개 도시를 방문하며 일주일간 강연을 하였습니다.
순회지에서 우리는 한미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논의했고 양국간 협력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이번 ‘로드쇼’를 통해 저는 한미 관계의 깊이와 다양성을 재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여행 중 김치나 삼계탕을 자주 먹을 수는 없었지만 미국인들이 한국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에 기뻤습니다.
로드쇼는 제 아내와 제가 이 대사님 내외분을 알게 된 계기도 되었습니다. 이 대사님께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이 대사님은 미국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계시므로 여러분은 이 대사님이 한국을 대표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대사님과 저는 올해가 가기 전 한국에서도 비슷한 로드쇼를 벌이는 것에 대해 생각중입니다.
미국 전역에서 미국인, 한국인과 대화하면서 저는 인적 고리가 양국 관계의 강점이자 특성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디에 가든지 한국에서 거주하며 일한 적이 있거나,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거나, 한국에 친구가 있는 미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근무하거나 유학중인 한국인도 만났으며, 한국계 미국인 교사, 의사, 변호사, 사업가, 학생도 많이 만났습니다.
저는 주한미국대사로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이러한 인적 교류를 증진하고 촉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실질적인 수준에서 볼 때 이는 비자를 뜻합니다. 저희는 지난 회계연도에만 400,000여건, 올해들어 450,000건의 비자신청을 처리하는 등 엄청난 수의 비자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작년 11월 경주에서 양국 정상이 목표로 했던 것처럼 한국이 비자면제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좀더 저렴하고 쉽게 미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작년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전문가들은 한국을 도와 비자 면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한국 정부로부터 적극적인 협조를 얻고 있습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지만, 저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이 비자 면제국이 된다면, 이는 한미관계에 대한 천여차례의 훌륭한 연설보다도 여론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50년간 양국 관계를 굳건히 다지는데 도움이 될 또 다른 중요한 사안이 있습니다. 바로 한미 자유무역협정입니다. 양국 정부는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무역 장벽을 없애고 양국 경제에 미치는 혜택을 극대화하고자 합니다. 양국의 경제 조사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GDP 증가, 외국인 투자 증대, 제조업 및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 창출, 소비자 가격 인하 등 FTA로부터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한미 FTA 1차 협상이 열렸습니다. 양측은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하였고, 일반적인 FTA 1차 협상에 비해 더 많은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양국의 협상 개시 제안을 검토해 본 결과 전체 분과의 40-50% 정도에서 양측이 비슷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진전은 양측 모두가 상대국의 과거 FTA 협상을 잘 분석하여 이번 협상을 철저히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1차 협상은 보통의 경우와 달리 시작 단계였다기보다 앞으로 있을 중요한 협상의 청신호를 의미하는 마무리 단계의 논의였습니다.
한미 FTA협상은 중요합니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투자국입니다. 양국간 교역은 720억 달러에 이르며, 한국과 미국은 국제 경제 사회에서 공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FTA가 경쟁력을 높이고 상품, 서비스 시장을 확대하여 양국간 경제를 더욱 긴밀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협상가들에게 모든 임무를 맡기고, 세부적인 최종 협정에 대해서는 억측을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협상가들은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해야 하므로 어느 정도의 자유와 재량권을 가져야 합니다. 저희는 다음 주 서울에서 시작될 FTA 2차 협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양측이 내용과 시기를 적절히 조정하여 FTA를 한미 관계의 강력한 경제축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양국 관계의 첫번째 축은 단연코 방위 동맹과, 방위 동맹이 기초로 하고 있는 상호방위조약입니다. 지난 50여년간 한미동맹은 양국 정부와 국민의 강력한 의지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향후 50년동안에도 양국간 동맹이 동북아의 장기적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한국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하에 한미동맹을 더욱 지속가능하고 공동의 목표에 부합할 수 있도록 현대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양국 동맹이 한국내 엄청난 정치, 경제적 변화, 한국군의 병력 증가,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 등을 반영하여 한층 균형있는 협력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는 인구밀집지역에 위치한 군사기지를 통합, 이전하고 용산기지 등 대규모 군사시설을 한국민에게 반환하려고 합니다. 부산의 하얄리야 부대 역시 곧 반환될 예정입니다. 기지가 이전되면, 미국은 기지내 많은 건물과 기반시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지 않은 채 귀중한 토지 약 4천 4백만평(36,000에이커)을 그대로 한국민에게 되돌려줄 것이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또한 기존에 미군이 담당했던 임무 중 일부를 한국군에 이양하고 전시작전권 반환을 위한 로드맵을 구상하고자 한국측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여전히 공고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도 한국은 군대를 파병하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돕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였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지진해일, 미국의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시작된 유엔인권이사회 첫 회기에서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공통의 우려를 표명하는 등 인상적인 연설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공통된 세계 인식과 행동주의는 양국 동맹을 강화하고 진정한 동반자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협력관계’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은데, 왜냐하면 한미관계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모든 차원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달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다음달에는 미 의회 대표단이 방한할 것입니다. 양국은 또한 오는 가을 미국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양국 지도자가 한미 관계의 지향점에 대해 논의하고 양국간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 몇주 동안 언론 보도는, 특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에 대한 보도는 북한 문제가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임을 드러내었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역내 우방국 및 동맹국과 긴밀히 협조하여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행위이자 북한을 더욱 고립시킬 것임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언급하였듯이 미사일 발사는 남북 협력을 저해할 것입니다.
오늘 아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은 북한이 또다시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했음을 보여줍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지역 내 협력과 번영을 증대할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 북한을 설득하여 도발행위를 막는데 시간을 소비하였습니다. 여러차례 말했듯이 북한은 오늘 아침 미사일 발사에 대한 상응하는 결과를 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도발행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됩니다. 북한은 스스로의 고립을 심화시키기보다 국제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명백한 길이 있었습니다. 그 길은 바로 6자회담입니다.
6자회담이 필요한 이유는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단순히 미국만이 직면한 문제가 아니라 지역 안보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자간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역내 당사국들의 이해와 우려를 대변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6자회담에서 추구하는 다음 단계는 919 공동성명 합의문을 이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공동 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과 무기를 폐기하는 대신, 나머지 당사국들이 에너지와 경제협력, 체제 보장, 궁극적으로 대북관계 정상화를 약속하는 분명한 로드맵을 뜻합니다. 또한 공동성명에는 전시 상황 종결하고 실질적인 긴장 완화의 길을 열어줄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체제 협상도 포함됩니다.
당사국들은 모두 공동 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통해 혜택을 얻을 수 있는데, 북한은 유감스럽게도 약 7개월간 6자회담을 거부하고 도발과 대결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사실 6자회담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끝내고 결국에는 북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므로 북한이야말로 분명 가장 큰 수혜국이 될 것입니다.
유럽의 폐쇄적인 사회에서 얻은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자유시장 경제 개혁, 법치주의, 개인의 권리 존중이 없다면 북한과 같은 나라는 점점 더 쇠퇴할 것이며, 진정한 화해의 가능성도 희박해질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북한 주민들은 계속 고통받을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를 원치 않습니다.
북한은 엄청난 사회, 경제, 정치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자원을 낭비한다면 이러한 문제 중 어느 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선택은 북한의 지도자들 손에 달려 있습니다. 북한은 919 공동 선언에 명시된 기회를 잡거나, 아니면 앞으로도 대결과 도발, 더욱 깊은 고립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 및 다른 지역 당사국들과 최근 미사일 발사에 관한 대응책을 논의할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 대응하게 될지 섣불리 추측하지는 않겠습니다. 대응책이 무엇이 되든 간에 우리는 북한이 궁극적으로 올바른 선택, 즉 동북아시아의 번영을 함께 누리고, 북한 주민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박탈한 정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북한은 현재의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여 공동성명 이행에 착수해야 합니다.
이제 여기서 제 강연을 마치고 여러분들의 질문을 받겠습니다. 한미관계에 대한 여러분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이전에도 여러차례 언급했듯이 정부만이 지혜를 독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여러분들의 현명한 의견을 제게도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