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와 한반도의 미래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
2005년 12월 23일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
정 회장님 친절한 소개말씀 감사합니다. 한미관계에 대해 이토록 저명하신 분들을 모시고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 국민들은 저와 제 아내를 무척이나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것이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거웠습니다. 저는 매일같이 업무중에나 혹은 한국분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통해 얼마나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한미양국이 심도깊은 협력을 하고 있는지를 보며, 또한 우리가 파트너로서 또 동맹으로서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가 한국에 오기 전, 저는 외교관으로서의 경력의 대부분을 러시아와 유럽문제를 다루는데 보냈습니다. 저는 유럽의 분단을 극복하고 냉전시대의 대립을 넘어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는 노력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확장, 러시아와 대서양 동맹간의 관계 정상화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또한 6자회담의 초기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2+4 조약의 체결에도 작게나마 기여를 했습니다. 이 2+4 조약은 독일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독일의 경험을 통해서 배운 중요한 교훈은 분단된 국가의 통일은 단순히 정부관료들간의 대화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반시민들, 민간단체들간의 교류와 접촉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그런 면에서 남북한간의 진정한 화해협력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민족 화해협력 범국민 협의회 여러분들께 마음으로부터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50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반 세기동안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무대에서 강인한 의지와 불굴의 투지, 하면된다 정신의 위대한 상징으로 우뚝섰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을 전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의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비록 한미동맹이 전쟁의 포화속에서 시작되었지만, 우리 동맹의 진정한 가치는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길을 함께 열어나가는 21세기에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추구에 있어서 항상 서로와 함께해왔습니다. 한국전쟁에서부터 베트남,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미국만큼 서로를 굳건하게 지지해준 동맹도 드뭅니다.
저는 그러나 한미관계가 단순한 군사 혹은 안보 동맹 그 이상의 관계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양국간의 관계는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포괄적입니다. 무역, 학술 교류, 문화 교류, 과학기술협력, 테러에 대한 공동 대응, 인적교류 등 양국이 협의하고 협력하는 분야는 실로 다양합니다. 물론 이 모든 사안들에 있어 항상 의견의 일치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상대의 관심사에 대한 이해와 우려를 나타내고 입장을 조율합니다. 진정한 파트너이기에 이러한 과정이 가능합니다.
저는 한미관계가 이토록 다차원적으로 변모한데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설명 없이 통계치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수의 유학생들을 미국에 보내고 있습니다. 1, 2위를 차지한 중국과 인도는 물론 인구규모가 훨씬 더 큰 국가들입니다.
미국의 한인사회 규모는 2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은 미국 사회에 경제, 문화, 학술적인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며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들의 수는 대략 10만명 정도 됩니다.
1953년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로 정치, 경제적인 미래가 불투명한 국가였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였으며 지원받은 해외원조규모는 1억 9천4백 2십만달러에 달했습니다. 오늘날 한국은 세계 11대 경제대국으로서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4천불입니다. 한국은 2004년에만 해외 공적원조로 4억2천 3백만달러를 지원했습니다.
한국은 정치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일구어냈습니다. 20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한국은 군사독재에서 성숙한 민주국가로 변모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이러한 발전에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달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경주 정상회담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한 전략적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외에도 물론 다양한 사안들이 논의되었습니다. 경주 공동선언문은 한미관계의 포괄적인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9.19 공동선언문에는 한반도의 영구 평화체제 확립을 위한 공동의 노력, 안보와 무역을 위한 역내 협력,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에서의 양자적 협력 강화, 대테러전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를 위한 긴밀한 협력등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정부와 협력해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지원하기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이를 통해 양국 국민들간의 교류를 한층 더 활성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미양국은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두개의 근본적인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토록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가치는 이 동맹관계가 진정한 파트너쉽으로 진전될 수 있는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리의 동맹이 그 어느때보다도 굳건하고 건설적인 토대위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국민들은 우리의 우방인 한국이 어려울때 도울 수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허리케인 카테리나의 경우와 같이 우리가 어려울 때 한국이 제공한 지원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무대에서 한국이 한국의 경제력과 역동적인 민주주의에 걸맞는 보다더 비중있고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환영하는 바입니다.
한미동맹은 현재 현대화의 과정을 겪고 있으며 이것은 그간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이 지역에서 있었던 거대한 변화들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현대화 과정을 통해 한미동맹은 지난 반세기 동안 그래왔듯이 향후 50년 동안에도 여전히 중요하고 유효한 동맹으로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
안보부문에서는,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하에 한국전쟁 이후 최대규모의 주한미군 재배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기지들을 통폐합하여 용산기지를 포함해 최대한 많은 수의 기지들을 한국 국민들에게 반환하고 더 많은 임무와 권한을 한국군에게 이양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향후 몇년동안 110억달러를 투자해 역내 미군의 역량을 향상시켜 한반도 혹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유사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양국정부는 작전지휘권과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들은 동맹관계의 현대화 노력을 평가하고 현재까지의 진전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명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한국과 미국간의 긴밀한 협의, 그리고 양국 모두의 사활적인 이해관계를 존종하는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공통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용산기지의 이전은 이미 오래전에 이루어졌어야 했던 과제입니다. 서울 밖으로 기지를 이전시킴으로써 한국 국민들은 새로 개관한 웅장한 국립박물관 옆에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조성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양국 모두의 이해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이 부지 한쪽 구석에 새 주한미국대사관이 들어설 자리만 빼고 말입니다)
우리의 동맹은 한국의 방어를 위해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안정의 기초로서도 기능합니다. 이는 또한 6자회담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도 핵심적입니다.
경주에서, 양국 정상은 핵무장한 북한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6자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데 합의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관련 프로그램을 해체하기로 약속한 9. 19 공동선언문에 의해 고무되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의 행동과 요구들은 북한과 협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또한 북한이 자신들의 이해를 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기술을 얼마나 잘 연마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6자 회담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어떠한 새로운 조건 없이 1월에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북한도 그리 하기를 바랍니다. 미국과 한국은 중국, 일본, 러시아와 함께 9.19 공동선언문의 모든 사안들에 대한 이행방안을 마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 경제 및 에너지 지원, 북한과의 궁극적인 관계 정상화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 역시 신속하고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프로그램을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경우, 이 모든 약속들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6자회담은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방안으로서 이에 대해 미국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미국은 위폐발행, 돈세탁 등 북한 행동의 많은 부분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국내법을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6자회담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말씀드린 대로, 1월에 더이상의 지체없이 회담이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미국이 남북한 교류와 화해를 지지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히고 싶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노력이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경제 및 정치적인 개혁을 북한내에서 유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와 더불어 인권상황의 개선도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또한, 한국이 북측 동포들에게 개혁은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하는 양보가 아니라 자국 국민들과 피폐된 경제를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설득하는데 더 많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랍니다. 2천2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아시아를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며 급속한 성장을 구가하는 지역으로 만든 진보와 번영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비극적인 일입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스스로 자초한 고립에서 벗어나도록 도와 이들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지도자들이 국제 행동규범을 준수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6자회담내에서 비핵화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모든 한국민들이 염원하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통일의 과정에서 필요한 어떠한 도움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만 결국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한국민들입니다. 여러분과 같은 기관들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주셔야 되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