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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계: 중요한 시기, 중요한 장소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

2005 한미 정책 포럼 축사
2005 년 12 월 12 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권 차관님, 귀빈 여러분, 최 박사님, 이 박사님, 그리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의 여러 연구원 여러분, 저를 오늘 이 자리에 불러주시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KIEP 와 오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KIEP 는 통찰력 깊은 아이디어와 정책 제안을 꾸준히 내놓고 있으며, 고도로 숙련된 유능한 인재를 많이 보유한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행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한미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여러분의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고맙습니다.

또 하나 기쁜 사실은 오늘 이 포럼이 오전에는 한미 경제관계, 오후에는 정치, 안보 사안을 다루는 등 한미관계 전반을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사실입니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흔히 이런 주제들을 별개로 다루는 오류를 범하는데, 사실 이들 사안은 서로 긴밀히 얽혀있습니다. 예를 들어, 튼튼한 경제는 우리 공동의 안보에 필수적이며 굳건한 안보와 밀접한 정치 관계 없이는 우리 경제가 번성할 수 없고, 투자자들은 더 나은 투자환경을 찾아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오후에 있을 안보 논의에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최측이 양해해 주신다면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한미관계의 안보 측면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경제 용어를 빌리자면, 제가 가장 큰 ‘ 부가 가치’ 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이 안보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 한계 효용’ 인가요. 아니면 ‘ 비교 우위’ 인가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한미 안보와 안보 환경 변화

중국 인사말에 ‘ 격동의 시대를 살아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여기 우리 시대에 딱 걸맞는 표현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정말 중요한 시기입니다. 국제 테러, 핵확산, 새로운 세력의 부상, 부의 창출과 배분에 있어서의 근원적 변화가 국경을 초월해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상황 하에서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먼 훗날 우리 아이들, 우리 후손들이 살게 될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을 수도 더 나쁠 수도 있겠죠.

제가 한국어를 공부하다가 이런 경우에 쓸만한 단어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 획기적’ 이라는 단어로, 영어 “epoch-making” 에 해당하는 단어입니다. 우리는 실로 획기적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는 특히 중요합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장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 운좋게도 - 혹은 불행히도 -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런 모든 발전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 양국은 급부상하는 중국과 빠르게 변화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국제 관계에서 기인하는 도전과 기회에 함께 대처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제 안보 환경의 새로운 현실에 부합하기위해 우리 동맹관계를 현대화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는 군대 재배치, 인구 밀집지역 밖으로 군기지 이전, 기지 통폐합, 한국군에게 더 많은 권한 이양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군 병기에 대한 신규투자와 더불어 이런 재조정 노력은 한국에 대한 우리의 집단방위능력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양국 동맹관계의 장기적 목표를 동북아 지역과 그 외 지역까지의 평화와 안정 확대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국제 테러를 막고, 테러의 온상인 중동을 테러가 싹틀수 없는 민주적이면서도 번영하는 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미국과 그 외 많은 국가들과 더불어 전세계에서 평화유지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라크에 3 천 명 규모의 군대를 파병, 현재 이라크에서 세번째로 큰 해외 파병국입니다. 또 최근에는 파병을 연장하기로 해 미국과 이라크 국민들은 이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대해서도 공식개발원조 사업 핵심에 두고 있습니다.

6회담과 대북경제협력

무엇보다 우리는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고 한반도에 지속적인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합니다. 북한을 포용하려는 우리의 노력과 의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이 수백만 군사를 거느리고, 핵무기 보유를 주장하며, 자국민들을 거의 완전히 통제하면서 여전히 군사적 위협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한미간 군사협력이 아직도 한미동맹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 5 차례의 6 자회담에서 긴밀히 협조했으며 앞으로도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며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6 자회담 각국 대표단은 지난 9 월 19 일 공동성명에 합의하였습니다. 이는 중대한 진전이었지만, 우리는 이제 공동 성명을 이행해야 하는 훨씬 힘겨운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 북한이 진심으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게다가 신속하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그럴 준비가 되었다면,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경주에서 천명했던 것처럼, 우리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체제를 위한 논의 등 공동 성명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룰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6 자회담 재개에 인위적인 장애물을 만드는 등 최근 북한의 행보는 실망스럽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6 자회담 - 바라건대 다음 달에 - 재개되었을 때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양국간에 그리고 다른 참가국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또 대북 경협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도 점검해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북한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지지하며, 시장 경제에의 노출, 특히 외부 세계에의 노출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자하는 한국의 목표에 공감합니다. 일부 언론이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우리는 남북한간 경제협력을 방해할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의 노력을 조율할 필요는 있습니다. 우리는 시장체제, 국제적 사고를 북한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이전해 준 기술이 결국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높이게 해주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됩니다. 또 경제협력과 6 자회담 진전 사이의 조율도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6 자회담의 진전을 방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예로, 우리는 상호협력을 통해 한국전력(KT) 가 개성산업공단에 미국 기술이 들어간 직통전화를 개설하는 데 필요한 허가를 내줄 수 있었습니다.

한미 경제관계

이제 점차 증대되는 굳건한 양국간 경제 관계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군사동맹과 안보 문제가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만들었다면, 경제 협력과 세계 시장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 것입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번성하고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역동적인 민주국가로서 미국뿐 아니라 다른 동북아시아 이웃 국가에게도 큰 혜택을 가져다 줍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가 살고있는 이 격동기의 한 단면은 세계적으로 부의 창출 방식에 있어서 특정 국가의 기업이나 국경등의 개념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명목상 ‘ 미국산’ 으로 표시된 자동차의 경우, 디자인은 독일에서, 엔진부품 생산은 멕시코에서, 미국산 마이크로칩이 내장된 전자 시스템 조립은 일본에서, 타이어 생산은 한국에서, 조립은 캐나다에서, 그리고 고객 서비스는 인도의 콜 센터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차는 과연 어느 나라의 제품입니까? 이와 같은 무역에 있어 상거래상의 진정한 세계화는 아마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세계화라고 해서 어려움이나 혼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보호주의의 유혹을 물리쳐야 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가 여실히 증명하듯이, 경쟁을 피해 쇄국의 길을 가는 것은 침체와 빈곤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오늘부터 홍콩에서는 WTO 회원국 통상 장관들이 참석하는 각료회의를 일 주일간 개최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수 백만 명의 인구를 빈곤에서 해방시키는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이익 집단의 하찮은 언쟁에 천착하고 말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다행히도 로버트 포트만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시장 자유화에 대한 굳건한 열의를 가지고 홍콩 각료회의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더욱 긴밀하고 두터운 경제 관계를 맺는데 큰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규제투명성, 자동차 교역, 농산물 교역( 그렇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의미합니다), 의약품, 지적재산권 부문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이런 사안들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지만, 저는 제 임기 중에 한미간 자유무역협정이 타결되기를 희망합니다. 가능성은 충분하며 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저의 이런 노력에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결론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양국 최고의 지식인들이 양국 관계와 어떻게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 토론하고자 모인 이 자리에서 연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 포럼이 훌륭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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