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한미관계 비전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의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찬 방위포럼 연설
2007년 12월 21일 – 서울 프라자 호텔
김충배 원장님,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조찬 방위포럼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초대해주시고, 거기다 이곳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의 첫 발표 시간을 할애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제 연설이 이곳의 탁월한 전망 만큼이나 여러분께 즐거움을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곳을 가득 메우신 여론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시는 훌륭하고 영향력있는 분들 앞에서 연설을 할 기회를 갖게 되어 영광입니다. 연설 후 있을 날카로운 질의응답 시간이 무척 기대됩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번 주 모든 이의 관심을 끈 것은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많은 표차로 승리하신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 선거는 1960년대 존 F. 케네디와 리차드 닉슨 후보간의 대결로, 불과 0.1퍼센트의 표차로 케네디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닉슨 후보가 더 많은 주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에 따라 결국 케네디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당시의 극적인 대통령 선거를 경험한 후 저는 미국에 있거나 해외나 머무르거나 항상 선거철이 주는 긴장감을 고대하게 되었습니다. 후보 경선에서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투표까지 이곳 한국의 선거를 직접 경험한 후 저는 한국이 불과 수 십년 만에 이렇게 활기차고 굳건하며 (시끌벅적한) 민주주의 시스템을 이뤘다는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최근 발생한 태안의 기름유출 사고 역시 우리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저는 미국의 해안경비대와 해양대기청 전문가들이 한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기름 제거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에 가슴 뿌듯했습니다. 또한 기름 제거 작업을 돕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달려간 한국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에도 감명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방제 전문가들도 이들 자원봉사자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이뤄낸 큰 변화에 놀라워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미국대사관 전직원이 한국의 자연환경을 지키기위해 애쓰고 있는 이들 자원봉사자들과 기름 유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수많은 태안 주민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냅니다.
오늘 방위포럼의 주제가 ‘향후 한미관계 비전’입니다. 양국 동맹관계를 생각할 때 현 시점에서,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맘 때 특히 더 적합한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곧 다가올 새해를 맞아 으레 여러가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이것은 꼭 새로운 정부로 바뀌는 시기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양국이 함께 이룬 성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런 후 다가오는 2008년과 그 이후에 양국이 함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은 여러분들 모두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양국 동맹은 길고 탁월한 역사를 가진 파트너쉽입니다. 한미동맹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 확보라는 양국의 상호 이해에 있어 근본적으로 중요합니다. 가끔 불가피하게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양국은 긴밀한 협의와 양국동맹에 대한 상호간의 굳건한 의지를 통해 언제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최상의 방법에 대해 합의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양국은 함께 상당히 많은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한미 양국은 긴밀한 공조를 통해 6자회담 틀 안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북한이 핵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감행한 것이 불과 1년여 전입니다. 당시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 파트너들은 힘을 합쳐 북한에 도발행위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했을 뿐 아니라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2/13 “초기조치” 합의는 이러한 노력의 첫 성과물로 올 한 해 잘 실행되어 왔습니다. 올해 여름 우리의 노력으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쇄했고 10/3 “2단계 조치” 합의에 따라 불능화 작업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과 물질을 완벽하고 정확하게 신고해야 하는 현 단계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낙관합니다. 올해 말로 되어있는 마감일을 넘길 수도 있지만 결국 2단계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궁극적인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까지 이뤄낸 상당한 진전에 고무되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2007년에 거둔 또다른 큰 성과는 6월 30일이 체결한 한미자유무역협정, 즉 KORUS FTA입니다. 한국이 체결한 가장 큰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이며 미국으로서는 15년만에 체결된 가장 규모가 큰 자유무역협정입니다. 협정을 통해 한국은 향후 10년간 GDP 6% 증가, 수출 확대, 34만개의 일자리 추가 창출, 미국 및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승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으로서는 미국 기업의 대한국 투자 및 수출입이 용이해지고 한국 시장에서의 경쟁에 참여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줄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미동맹에 있어 한미자유무역협정은 양국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단면입니다. 군사적 관계를 토대로 양국 관계를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하려는 양국의 공동 의지를 보여줍니다. 양국 의회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가능한 조속히 비준함으로써 2008년 기분좋은 첫걸음을 내딛어 양국 국민이 협정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적 과학 기준을 토대로 양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 시장 전면 개방에 대해 조속히 합의에 이르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국은 또한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위해서 긴밀히 협력해왔습니다. 매년 수십만 명의 한국인이 학업 및 사업 관계로, 혹은 친구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합니다. 올 여름 주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됨으로써 한국의 VWP 가입 시기가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가입이 이뤄지면 여러분들은 미국에서 더욱 자주 골프나 쇼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의 VWP 가입을 통해 양국의 경제, 문화, 민간 차원의 관계가 더욱 돈득해질 것이며 이를 통해 양국관계는 더욱 특별해질 것입니다.
한미동맹: 근본과 진화
이제 양국 관계 확대의 근간이 되는 긴밀하고 성공적인 파트너쉽인 한미안보동맹에 대해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양국이 함께 이뤄낸 놀라운 진전은 한미안보동맹이 가진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 대해 일깨워줬습니다.
이제 양국 관계 확대의 근간이 되는 긴밀하고 성공적인 파트너쉽인 한미안보동맹에 대해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양국이 함께 이뤄낸 놀라운 진전은 한미안보동맹이 가진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 대해 일깨워줬습니다.
첫째, 한미안보동맹은 양국 모두에 있어 여전히 근본적으로 중요한 동맹으로 남아있습니다.
둘째, 한미안보동맹에 대한 양국의 지지는 여전히 확고하지만 동맹을 관리해온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한국의 높아진 국가 위상을 반영하기 위해 동맹 변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즉, 양국 안보동맹은 그 근간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되어야 합니다.
평화와 안보의 근간
한미안보동맹은 양국 모두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유지되고 있는 매우 중요한 동맹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양국의 안보 이익은 계속해서 훌륭히 잘 조정되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달 양국 국방부 장관이 서울에서 열린 제 39차 안보협의회(SCM)에서 만나 양국동맹의 핵심 역할과 북한의 잠재적 핵 도발 위협 방어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한미 고위 관계자들은 대북 관계 정상화와 궁극적으로 영구적인 평화체제 체결의 길을 열 수 있는 6자 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화적 비핵화를 이루려는 양국의 노력을 여러차례 재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긴장 완화와 오랫동안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경제 발전의 방안으로서 지속적인 남북 대화도 지지합니다. 6자회담과 남북 관계라는 두가지 과정은 앞으로 긴밀히 조율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양국 공통의 이해는 한반도를 넘어 해외로도 확장되었으며, 최근 한미 동맹은 세계적인 차원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아프리카와 레바논의 UN 평화유지활동부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양 항로를 개방하고, 각국이 국제적 의무를 다하며, 위험 물질과 기술이 불량국가나 테러 단체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협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하고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해 기본적인 인권과 존엄성을 증진하고자 매일 협력하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주 우리는 발리에서 다른 참가국들과 함께 2012년 이후 지구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려는 UN 협의에 관한 로드맵에 합의하였습니다. 한미 양국은 각국이 책임있게 행동하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세계 공동체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일의 도전을 위한 진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우리는 동맹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동맹만큼이나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와 주변 지역, 그리고 상호 긴밀하게 연결된 세계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의 속도는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맞춰 변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모두 “변화란 결코 쉽지 않다”라는 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가 중요하기도 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 같지 않습니다. 찰스 다윈이 말했듯이 “오랜 인류 역사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대처해 나갈 줄 아는 사람들이 살아남았습니다.” 다윈이 말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진화는 일어납니다.” 단순한 사실은 한미 안보 동맹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임무는 한미 동맹이 21세기 양국간 우선순위와 공통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한미 동맹을 상호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입니다.
동맹의 변화
저는 최근 한국 정부의 평택 미군 기지 이전 기공식에 참여하여 안보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 인상적으로 – 알게 되었습니다. 4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100여곳의 미군 기지가 있었고 그 중 상당수가 주요 부지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건설 당시 각 기지는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임무에 중대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기지와 시설들은 장기간 병참 계획을 염두해 두었다기 보다는 즉각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반세기 전에 건설된 것입니다. 하지만 한미 동맹의 미래 역할을 준비하면서 평택에 새롭게 들어서는 계획 시설들은 주한 미군의 작전 효율성과 한국군과의 상호작용을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용산 재배치와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많은 대부분의 낡은 기지들이 가장 큰 평택 기지를 포함하여 몇 곳의 핵심 병참 중심지로 통합될 것입니다. 이들 중 35곳은 이미 폐쇄되어 한국에 반환되었으며, 우리는 규모가 가장 큰 용산 기지에서도 가능한 빨리 이전하여 소중한 부지가 한국민들에게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작전권 전환
올해 우리는 동맹의 변화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단계를 밟았습니다. 지난 2월 김장수 국방부 장관과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012년 4월 한국군에 대한 전시 작전 통제권을 현재 연합사에서 한국 정부로 전환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5년의 기간은 양국군이 원활한 작전권 전환을 위해 필요한 계획을 마련하고, 훈련을 준비하며,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충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모두 아시다시피, 이것이 동맹의 역사에서 처음 있는 지휘체계의 변화는 아닙니다. 상황이 변하면서 1978년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었고 1994년 평시 작전 통제권이 한국 합동참모본부로 전환되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군대를 가진 정치, 경제 선도국입니다. 전시 작전권 전환은 미국과의 더욱 동등한 협력관계를 원하는 한국민의 기대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이자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한국의 군사, 경제, 정치적 영향력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동맹의 재균형이 정치적으로 합당하며, 이는 북한의 공격을 억지하거나 좌절시키려는 양국의 연합 능력이 약화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위기시 한국을 지키려는 미국의 의지는 과거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굳건할 것이며 미 공군력, 해군력, 정보력 역시 변함없이 한국 주도의 새로운 지휘체계를 지원할 것임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양국군은 2012년 전작권 전환을 위한 전략적 전환 계획을 이미 시행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한반도 평화 유지에 필요한 한미 군사력에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에서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체계는 양국군의 장점을 결합하여 더욱 민첩하고 유능한 전투력을 양성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
자, 이는 앞으로 2012년까지 5년의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전작권 문제에 대해 말씀 드리다보니 오늘 이 자리에서 제게 허락된 시간도 거의 다 되어 가므로 결론적으로 몇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지속적이고 굳건한 한미 관계는 양국에 상호 이익이 됩니다. 때문에 양국은 몇 년 간 직면한 많은 논쟁점들을 해결하며 2007년 안보 관계를 올바른 궤도에 올려 놓고자 열심히 그리고 긴밀히 협력하였습니다.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양국 동맹에 더욱 굳건한 경제적 기둥을 더하였으며,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통해 양국민 사이의 관계를 증진하였습니다. 이는 내년 한국의 새정부가 들어설 때 바탕이 될 굳건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이제 2008년과 그 이후를 내다볼때, 현재 혹은 과거에 아무리 굳건했던 동맹이라 할지라도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관되고 신중한 책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안보 동맹의 변화를 마무리짓기 위해 합의했던 내용들을 실행해 나가야 하며, 한반도를 넘어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행동주의와 발맞추어 세계적 차원의 동맹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 문제, 특히 가장 긴급한 사안인 비핵화 해결과, 장기적으로 휴전선 북쪽에 있는 2천 2백만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북한 사회 개방을 촉진하는 문제에 대해 공조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 국회와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을 성사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마무리지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한미 동맹이 양국 공통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있어 왜 근본적인지를 양국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한미 양국의 정치적 전환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는 향후 몇십년간 동맹이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를 위한 평화와 안정의 닻으로서 굳건하고 중요하게 유지되도록 경주해야 합니다.